치통은 흔히 충치나 잇몸 질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치아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치통을 '비치성 치통'이라고 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치과를 찾아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을 고려해봐야 한다. 비치성 치통의 주요 원인과 특징적인 증상에 대해 알아봤다.

1. 딱딱한 음식을 먹었을 때 치통이 심해진다면? '턱관절 장애'
턱관절이나 씹는 근육인 저작근에 이상이 생겨도 치아나 잇몸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이닥 치주과 상담의사 김성호 원장(우리탑치과의원)은 "턱관절 장애로 인한 통증과 치통은 혼동되기 쉽다"라며, "만약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턱 근육을 눌렀을 때 통증이 완화된다면 턱관절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 자체의 문제 또는 턱 주변 근육의 과도한 긴장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보통 턱 주변에서 시작된 통증이 치아나 잇몸까지 확산되며, 이갈이가 심하거나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김 원장은 "턱관절 장애가 의심될 경우, 치과 또는 구강내과에서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단순한 일시적 통증이라면 턱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습관 개선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물리치료, 교합장치 등을 활용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2.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삼차신경통'
치아에 충치가 없는데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삼차신경통일 가능성이 있다. 삼차신경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으로, 이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손상되면 얼굴의 한쪽에 국소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의 특징은 발작적인 통증이다. 보통 수초에서 수분간 짧게 지속되며, 갑자기 시작되었다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치통은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삼차신경통과의 구별이 중요하다.

삼차신경통이 의심된다면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성호 원장은 "삼차신경통은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쉽게 완화할 수 있다"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3. 두통과 함께 윗니가 아프다면? '부비동염 및 상악동염'
얼굴이 꽉 찬 느낌과 함께 윗니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치아 문제가 아니라 부비동염 때문일 수 있다. 코와 뺨 안쪽에 있는 공간을 부비동, 특히 위턱 안쪽의 공간을 상악동이라고 하는데,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내부에 고름이 차면서 치아 신경을 압박하여 윗니 부근에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김성호 원장은 "특히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는 부비동 압력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머리를 숙이거나 코를 건드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두통과 얼굴의 압박감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경우 치과보다는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부비동염은 대개 감기, 비염, 알레르기 등에 의해 발생하며, 항생제 치료를 통해 염증이 가라앉으면 치통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

도움말 = 김성호 원장(우리탑치과의원 치주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