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인 치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최근에는 교육 수준도 치매 유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내용들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핀란드 이스턴 대학교(the university of eastern finland) 연구진은 임상·중개신경학회보(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를 통해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전두측두엽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전두측두엽치매는 행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에 생기는 퇴행성 치매의 한 종류다. 기억력을 관리하는 측두엽에 문제가 생기는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르며, 주 연령층도 비교적 어린 45~65세 정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도 3,500명 정도가 전두측두엽치매로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와 핀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수집한 1,000명의 건강 데이터를 조사·분석했다. 조사에 참가한 1,000명 모두 전두측두엽치매 진단을 받고 증상을 보이는 환자였다. 조사 결과, 연구진은 전두측두엽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병 환자보다 평균적인 교육 수준이 낮은 것을 발견했다. 또한 전두측두엽치매를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는 없지만 전두측두엽치매에 걸린 환자의 교육수준이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와 비교했을 때 더 낮으며, 심장질환을 겪을 확률도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대조군 모두 어떠한 형태의 신경퇴행성질환을 진단받지 않았다. 2016년 미국 보스턴 대학교(boston university)연구진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을 통해 비슷한 내용의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연구진은 성인 5,025명을 대상으로 치매와 교육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최소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의 치매 발병률이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약 20%씩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연구를 주도한 수다 세샤드리(sudha seshadri) 신경과 교수는 "연구를 살펴보면 학력이 치매 발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라고 말하면서, "교육 수준 자체가 치매 발병률에 미치는 것인지, 학력 수준으로 인한 삶의 양식과 빈곤 등 다른 요인이 치매 발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the university of michigan) 케네스 랑가(kenneth m. langa)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도 같은 해 비슷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교육수준이 치매 발병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미시간 대학교 연구진은 65세 이상 미국인 노년층 2만 1,057명을 대상으로 교육 수준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았던 2000년에는 치매 발병률이 11.6%였으나, 교육수준이 크게 늘어난 2012년에는 치매 발병률이 8.8%까지 감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케네스 랑가 교수는 "교육은 뇌를 변화시키고 강하게 만들어준다"라고 말하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다양한 과제 해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신경세포 사이에 훨씬 복잡한 연결이 형성되어 치매 발병률을 감소시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