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공휴일 휴진 - 토요일은 점심시간 없이 진료합니다.
명상의 대가에게 배우는 실용명상법
“우리는 놓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명상하는 것이지 어떤 것에 집착하려고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니다.깨달음은 우리가 아무 것도 원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아잔 차-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기에 모든 이의 삶이 평탄하거나 매 순간이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 하지만 명상을 익히면 누구나 삶의 평온한 이면을 마주할 수 있다. 명상은 자신의 마음에 몰입하고 정신을 집중해 내면의 자아를 확립하는 수련법이다. 불교와 힌두교, 도교 등 동양 종교에 기원을 두고 있어 종교적 의식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현재는 서양에서도 심신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관리법으로 받아들여진다.
명상의 건강 증진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입증되었다. 몬트리올 대학교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명상이 면역력을 높이고 암과 심장병 등으로 인한 사망률을 30%가량 낮추며 좌뇌의 전전두엽 활성화를 도와 정신적 몰입, 육체적 이완, 스트레스 해소 등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상 연구가 김종철 교수는 저서<15분의 기적>에서 “명상은 방법과 몰입의 대상이 다를 수 있지만 추구하는 것은 같다”고 이야기하며 “집중의 대상을 내 몸에 두고 욕망을 동반하지 않은 사안에 집중해 일상의 번뇌, 감정, 생각을 떨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일본 요가명상협회의 요시다 마사오는<감정을 다스리는 1분 명상법>에서 “명상은 초조와 짜증, 분노 등을 조절하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며 집중력을 증진한다”며 “식욕이나 물욕을 조절할 수 있고 긍정이 커져 자신감이 높아지며 실행력이 빨라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명상의 효과를 아는 이들은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명상하라”고 조언하지만 명상의 실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명상 교육 전문가 진용일 소장(진용일 명상연구소)에게 명상의 종류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명상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단월드, 마음수련, 위파사나 등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명상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유사합니다만 각각의 특장점이 분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명상은 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하는 방법으로 주위를 내면에 집중시켜서 이완과 평화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종교적 편견이 있는 사람은 하지 않습니다.
단월드는 1980년대 중반에 생긴 단학선원에서 개칭한 것으로, 예전에는 단전호흡을 위주로 했지만 지금은 뇌로 혈액순환이 잘되게 하는 여러 체조법을 개발하여 뇌호흡 명상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불교적인 명상과 구한말의 민족 종교 등에서 수행법으로 사용된 명상법, 국선도, 외국의 감성 훈련, 태권도 등 다양한 방법을 일부 발췌 또는 혼합하면서 뇌과학과 연결하여 특색 있는 색깔을 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마음수련원의 핵심은 마음빼기 수련입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든 모습, 생각 자체를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명상법을 추구합니다. 전국에 센터가 있는데 일주일간 본격적인 마음빼기 명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위파사나 명상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해결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몸과 마음의 현상을 관찰하는 인도 및 동남아 불교의 전통적인 명상법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상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얀마 스님을 초빙하거나 미얀마로 가서 명상법을 공부하는 이가 있을 정도로 위파사나 명상을 하는 불교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불교, 요가와 마음챙김(mindfulness)에서도 명상을 수련법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명상은 요가의 다양한 명상법에서 발전하여 새롭게 태어난 것으로 목적하는 바가 다릅니다. 즉, 불교에서는 번뇌를 잊고 무념무상의 세계에 들어 해탈을 얻는 수단으로 명상을 하고 있으며 참선, 묵조선, 위파사나, 사마타, 차관 명상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요가에서는 심신을 조절하여 자아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 즉, 우주의식 브라만과 개인의식 아트만을 한데 묶어 삼매에 이르기 위해서 명상을 하며 빛ᆞ차크라ᆞ나다ᆞ만트라 등 다양한 명상법이 있습니다. 요가와 불교 명상은 차이가 약간 있지만 인간 의식의 높은 경지를 목표로 하는 수행법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불교의 위파사나 명상을 근간으로 하지만 반드시 그 목적이 해탈인 것은 아닙니다. 미국 의사들이 명상의 과학성을 증명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심리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마음챙김 명상을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위파사나 명상에 대한 의료적 해석에 의해 명명된 마음챙김 명상이란 생각을 산란하게 하는 외부 자극이나 자기 생각과 감정 등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것에 주의를 기울여 이를 살피는 명상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챙김 명상을 위파사나 명상과 하나로 보기도 하지만, 굳이 나누려면 마음챙김은 위파사나 명상을 할 때 가지는 마음 자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음챙김이란 위파사나 명상을 하면서 몸과 마음의 현상을 바라볼 때 마음을 챙겨서 보는 즉, 정신 차려서 본다는 의미입니다. 수행자뿐만 아니라 과거에 매여서 현재를 잊고 지내는 환자나 일반인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하는 명상법입니다.
의학적 이완요법에서도 명상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완요법은 정신적 긴장이 근긴장을 부르기 때문에 반대로 근긴장을 일정한 훈련에 의해 이완시킴으로써 정신적 긴장을 풀고자 하는 정신요법의 일종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슐츠의 자율훈련법, 야곱슨의 점진적 이완법입니다. 이완요법은 심신증의 치료, 일반인의 스트레스 해소, 정신통일 등에 널리 응용됩니다.
일반적인 명상은 주의를 집중하는 마음 훈련으로써 의식을 내면으로 가져가지만, 의학적으로 권하는 이완요법에서의 명상은 이완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이완요법을 행하는 과정에서 눈을 감고 특정 신체 부분에 집중하는 명상을 하면 자율신경 중에서 이완을 담당하는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해 이완요법 효과 증진에 더욱 도움이 됩니다. 눈을 뜨고 이완요법을 하면 아무래도 집중이 잘 안 되고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을 통해 교감 신경이 계속 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은 가장 편한 자세로 하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요가의 사바아사나처럼 누워서 하는 명상이 가장 좋은 것 아닐까요? 움직이는 명상과 가부좌 명상의 차이도 궁금합니다.
와식, 즉 누워서 명상하면 심신이 절로 이완되면서 십중팔구 잠을 자게 됩니다. 명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복식호흡을 배울 때 와식으로 하기도 하고, 지도자가 있는 경우에는 와식 명상을 해도 좋지만 혼자서 명상할 때는 굳이 권하지 않습니다. 명상을 하면 이완이 되어 잠이 올 듯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가 차츰 맑아지고 체온이 회복되며 마음이 평화로워야 하는데, 와식명상을 하면서 잠을 자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누워서 마음 편히 자는 것이 낫습니다. 또한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 와식명상을 하면 집중도 안 될뿐더러 다른 생각 때문에 가만히 누워있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가부좌 명상은 단시간 명상에도 좋지만 장시간 계속 명상할 때 좋은 방법이며 수행자에게도 적합합니다. 가장 편한 자세로 명상을 하라고 하면서도 척추를 펴라고 하죠. 모순된 말 같지만 진리입니다. 우리가 아는 편한 자세는 허리가 구부러지면 구부러진 대로 두는 것이지만 명상에서 편한 자세는 뇌에 에너지 순환이 가장 잘되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척추를 펴야 뇌척수액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오장육부에 산소 공급도 잘되어 전신의 에너지 순환이 증진됩니다. 바닥에 앉는 좌식이 불편한 분은 의자에 바르게 앉아서 명상해도 무방합니다.
움직이는 명상은 팔과 다리 등 몸의 일부나 전부를 사용해서 천천히 움직이는 방법으로, 중국의 기공이나 라즈니쉬 센터에서 주로 하는 춤 명상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움직임이 자유로운 동적인 명상은 가만히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과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가슴에 화가 많이 쌓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이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명상 호흡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복식호흡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편하게 호흡하면 된다는 등 여러 방법이 주장되고 있습니다.
복식호흡은 신생아나 성인이 잠잘 때 나타나는 호흡으로 깊은 호흡입니다. 명상 호흡법이 반드시 복식호흡을 전제로 하지는 않습니다. 위파사나 명상에서 복식호흡을 의식하는 방법을 기본으로 가르치는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인 복식호흡을 권하지 않습니다. 즉 복식호흡이 절로 이루어지면 좋지만 억지로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동북아의 신선도, 국선도, 단학 등에서는 의도적으로 하는 깊은 복식호흡을 중요한 명상법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복식호흡을 하면 폐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고 혈액을 적절하게 산화시켜 심장박동과 근육 이완이 잘 이루어지는 등 효과가 상당합니다. 또한 장운동을 촉진하고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를 돕기 때문에 불안장애, 공황발작, 우울, 자극과민성, 근육 긴장, 두통과 피로 등의 경감에 효과적이라고 이미 증명된 바 있습니다.
다만 일반 성인이 자발적으로 복식호흡을 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산에 오르거나 잠을 자는 등 특별한 상황에서는 저절로 복식호흡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명상을 하면서 단순한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한다면 굳이 의도적인 복식호흡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신진대사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 이완 등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복식호흡을 병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하루 1분씩만 명상을 해도 삶이 달라진다”라는 표현이 있지만 1분은 너무 짧을 것 같습니다.
매일 1분씩의 명상이 피로 해소와 마음 비우기, 삶의 충만감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1분간의 명상으로 삶이 달라진다는 것은 우리가 주의를 외부에만 두고 자극 변화에 그대로 반응하면서 주도성을 잃고 산다는 방증입니다. 즉, 흥분을 주도하는 교감신경이 과잉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반대적 행동을 조금이라도 해야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명상은 약 10분 이상 몰입을 해야 두뇌에서 효과가 나타납니다. 생각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의 산소 소비량이 줄면서 뇌 전체가 깊은 휴식 모드를 경험하게 되지요. 그래서 명상은 한 번 할 때 10분 이상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매일 하루에 한 번 이상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하루 중 언제 명상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신체 컨디션이나 각 질환별로 명상하기 좋은 시간이 따로 있을까요?
10분 정도 명상한다면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기상 후 세안을 하고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정돈하는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마음이 복잡할 때 명상하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업무 시작 전에 명상하면 머리가 맑아질 수 있습니다.
10분 이상, 1시간 정도의 명상은 공복에 하는 것이 좋고, 특히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 실행하면 좋습니다. 아침에는 천천히 움직이되 약간 땀이 날 정도의 동적인 명상 또는 체조를 하고 난 뒤에 정적인 명상을 하고, 저녁에는 땀이 날 정도는 아니어도 몸에 적당히 열이 날 정도의 동적인 명상이나 체조, 이와 더불어 정적인 좌식 명상을 함께하면 좋습니다.
아침에는 교감 신경이 흥분하면서 의식이 깨어나야 하는데 정적인 명상만 하면 잠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동적인 명상이나 체조를 하고 정적인 명상을 하면 교감 신경을 적당히 자극하면서도 두뇌의 균형적 활성을 유도해 머리가 맑아집니다. 절에서 참선하는 스님이 108배를 먼저 하고 법문을 읽는 것 등이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저녁에는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므로 정적인 명상을 하면 역시 졸음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적인 명상이나 체조를 10분이라도 해서 체온을 올린 후 좌식 명상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혼자 명상하는 것과 여럿이 함께하는 것, 조용한 명상과 음악을 들으며 하는 명상의 차이는?
혼자서 명상하는 것은 명상 경험이 많은 이에게 적합합니다. 초보자일수록 여러 사람이 함께 명상해야 더 동기 부여가 되고 습관화할 수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명상하는 것은 유익합니다. 음악은 외부 소음을 차단해 주위를 내면으로 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뇌파를 떨어뜨려 빠른 이완을 돕습니다. 다만 음악 감상에 빠져들거나 음악을 분석하게 되면 명상의 목적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음악은 몰입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하므로 자연의 소리가 가장 무난합니다. 간혹 명상 방법에 따라서 다소 강한 자극을 주는 음악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쌓인 것을 풀어내는 동적인 명상을 할 때는 마음을 휘저어주는 음악을 잠시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명상을 실천하면서 경험한 심신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처음 명상에 관심을 두게 된 시기는 1980년대 중반, 대학 4학년 때 절에서 지낼 때였습니다. 당시 진로와 교우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악성빈혈과 시력 저하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절에서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마음이 편해지면서 두 가지 증상 모두가 개선되었습니다. 당시 인생에 대해 격려와 조언이 담긴 책을 많이 읽었지만 무엇이 정답인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그 좋은 말들로 인해 현실의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어서 실천적인 면에서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선(仙)을 교육하는 선방에 우연히 들르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명상 후 몸이 가벼워져 운동해도 크게 숨이 차지 않았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피로감이 사라지는 등 다양한 심신의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명상으로 질병을 개선한 사례가 있을까요?
명상의 의학적 치유 효과는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어 미국에서만 1년에 1,200편 정도의 논문이 발표될 정도입니다. 뉴욕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에서는 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보완요법으로 명상을 활용하고 있고, 수년 전 아산병원 암센터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명상 요법에서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얻은 바 있습니다. 직접 지도한 환자 중에도 암, 디스크, 오십견, 우울증, 변비 등의 증상 완화를 체험한 이들이 많습니다.
자연품 명상을 지도하고 계십니다.
자연품 명상은 자연의 모양과 성질을 표현하는 동작과 호흡, 소리 등으로 자연의 에너지와 공명하여 기와 지혜를 얻는 명상법입니다. 사람들은 자연도 찾고,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요. 자연품 명상이란 자연을 가슴에 담는 또는 품는 명상이란 뜻입니다. 아이가 힘들 때 엄마를 찾듯 사람은 자기를 안아주는 존재, 즉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재를 찾고 거기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고 힘을 냅니다. 자연을 찾아가서 자연을 느끼면, 즉 자연의 품에 안기면 인간의 몸과 마음은 절로 회복됩니다. 그래서 자연을 잘 느끼는 방법으로 찾아낸 것이 자연의 품에 잘 안기는, 역설적으로 자연을 가슴에 품는 것이었습니다.
자연품 명상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자연품 명상은 실용명상입니다. 명상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들의 수행법이었고, 수행자의 명상은 종교적이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야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반인에게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는 자연과 명상을 접목하고 그중에서도 움직임과 멈춤, 심리 치유와 원예치유, 기 의학과 뇌과학을 융합한 자연품 명상을 창안했습니다. 자연품 명상은 누구나 쉽게 명상을 하고, 개인의 심신 상태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명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실용적입니다. 즉 누군가의 지도로 장기간 수련해야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보거나 한 번 지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명상입니다.
그렇다면 실용명상인 자연품 명상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자연품 명상은 직접 자연을 느끼면서 하는 자연감, 자연을 상상하고 이를 느끼게 하는 특정 자세를 취하는 자연세, 자연의 모양과 성질을 표현하는 동작을 하는 자연식, 자연을 느끼면서 걷는 자연보, 자연의 성질과 부합하는 박수인 자연박, 자연의 모양과 성질을 내면에서 느껴지는 대로 움직이는 춤인 자연무 등으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좋아하는 숲이나 나무, 해나 달, 바위나 물 등을 보고 이를 표현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호흡을 하거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즉, 해를 좋아하면 태양처럼 에너지를 발산하는 자세를 취하고, 숲을 좋아하면 나무 자세를 취하면서 깊은 들숨 후 날숨에 각각의 성질을 대표하는 ‘광(光)’ 또는 ‘목(木)’이라고 단어를 작은 소리로 말하거나 암송합니다.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해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는 일화도 있듯 우울할 때는 해를 생각하면서 명상과 호흡을 하고, 바위처럼 강해지고 싶다면 바위와 하나가 되도록 바위를 생각하면서 명상을 하세요. 마음이 저절로 바위처럼 강해질 수 있습니다.
자연품 명상을 모두 배우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내게 맞는 한 가지만 배운다면 굳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연품 명상을 하면 자연을 즐기고 바라보는 눈이 생기면서 마음이 절로 밝아집니다. ‘멘탈갑’이라는 말도 있듯 자신의 고통을 이길 힘도 갖출 수 있고 명상의 기본 효과인 이완과 힐링에도 도움이 됩니다.
운동이 건강에 유익해도 과도하면 무리가 됩니다. 명상도 너무 장시간 지속하거나 심하게 빠져들면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좌선만 많이 하면 몸이 허약해질 수 있습니다. 명상 열풍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명상의 문제점에 대해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브라운 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1만 시간 이상 명상을 실행한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참가자 모두 불안과 두려움, 고립감 등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상에 과도하게 빠져들면 현실을 도외시하기 쉽고,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명상의 세계로 도망가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명상에 빠지면 영혼이 고매해지거나 의식이 높아진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묵묵하게 어려움을 견디며 생존하는 이보다 나약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기도 쉽습니다.
영국의 사회 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타임>에 “많은 연구에서 명상을 근심과 우울증부터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위한 기적의 치료제라고 말하지만, 인간을 위한 혁명적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현재의 충만함을 위한 것이라면 굳이 자비심이 빠진 명상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기고했습니다. 명상을 치유의 한 방편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의 수양법으로 활용하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명상은 현실에 더욱 잘 적응하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살며, 나아가 세상에 작게나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내적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해야 합니다. 즉 건강한 자아실현을 통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심신의 기초 능력을 기르기 위해 명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의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명상에 빠지기보다 심신 수양을 위해 매일 10~30분 즐겁고 가볍게 명상하기를 권합니다.
진용일 명상연구소 소장
한국심신치유학회 이사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한국요가문화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