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을 쥐는 데 어려움을 겪는 영국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전자기기’. 연필을 쥐고, 블록을 쌓고, 종이를 접고 오리는 대신 터치스크린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게임기 등 전자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한 탓에 연필을 쥘 수 있는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국립손글씨협회(nha) 부회장인 소아치료전문가 멜리사 프런티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어린이가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 탓에 글씨를 늦게 쓰게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근골격계 발달 지연·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 과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의 ‘신체 활동’은 놀이 넘는 ‘신체적ㆍ지적ㆍ정서적’ 성장 과정어린이의 신체 활동은 체력의 바탕이 되는 근력 발달과 미세활동을 돕는 소근육 발달, 인체 균형과 키 성장을 돕는 골격 발달, 머리-팔-손-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협응력 발달 등 근골격계와 신경계의 균형 있는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유연성과 평형성, 민첩성, 순발력, 판단력 등을 좋게 하여 신체의 안전을 유지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건강한 신체 활동에 따른 체력 상승은 자신감을 높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다양하게 움직이고, 운동 방법과 방향, 거리, 높이, 공간 개념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지적 능력까지 발달시킬 수 있다. 또래와의 신체 활동은 협력과 책임, 예의, 질서, 규칙, 시간 엄수, 관용, 동정의 태도를 익히게 하여 사회성, 협동심, 배려심, 대인관계 등의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 과도 사용에 따른 근골격계 건강 문제△ 소근육 발달지연= 전자기기는 다양한 장난감, 악기, 운동기구 등을 이용할 시간을 빼앗아 소근육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영·유아기는 눈과 손의 협응력과 소근육 기능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성장 시기에 맞는 신체 활동은 필수적이다.
△ 거북목= 전자기기 사용에 따른 거북목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건강 문제로 지적받은 지 오래다. 고개를 숙이고 전자기기에 몰두함으로써 점점 경추가 자연스러운 커브 형태가 아닌 구부정하게 앞으로 나온 상태가 된다. 이는 척추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변형을 가져와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위협한다.
△ 어깨 굽음= 거북목과 함께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에 의한 잘못된 자세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것이 바로 어깨와 등이 굽는 것이다. 이는 만성적인 근육통과 어깨통증, 두통 등을 유발하여 집중력과 학습력 등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척추측만증 등 체형 변화= 전문가들은 운동 부족으로 초등학생 상당수가 비만, 자세 불량에 시달리고 대근육과 소근육 발달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척추측만증 관련 증상으로 목과 어깨, 허리, 골반 등에 만성적인 통증이 생기고,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등을 동반하게 된다. 무엇보다 척추측만증은 발병 연령이 어리면 어릴수록 척추가 휘는 증상이 더 심해지고 향후 외모 콤플렉스에 의한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낙상, 골절 등 사고 위험= 나이 들수록 낙상과 골절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근력저하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신체 활동이 부족해 근력이 발달하지 못하게 되면 어린이에게도 낙상이나 골절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수면시간 단축으로 인한 성장 지연= 잠들기 전 전자기기에 집중하면 각성 상태를 촉진해 잠들기 어려워지고 이는 성장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가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대개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하루 분비량의 60~70%가량이 집중된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늦은 시간까지 사용하면 수면시간 특히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주고, 이는 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