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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뇌 기능 소실…‘자가면역뇌염’ 연구의 선구자, 서울대병원 이순태 교수 ① [하이닥이 만난 올해의 의사]



[하이닥이 만난 올해의 의사]에서는 한국 의과학 연구 분야의 진흥과 발전에 기여한 3인의 의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자가면역뇌염(autoimmune encephalitis, ae)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다발성경화증처럼 자기 몸에 있는 면역세포가 뇌 신경을 공격하면서 생기는 ‘중증 난치성 신경질환’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라도 갑작스럽게 뇌 기능이 소실되면서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게 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이순태 교수는 이 병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가면역뇌염 검사와 치료를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자가면역뇌염 분야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자가면역뇌염에 대한 이순태 교수의 소견과 앞으로의 연구 계획을 들어본다.

자가면역뇌염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대웅재단이 선정한 의과학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이순태 교수 | 출처: 서울대학교병원q. ‘자가면역뇌염’,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데요. 어떤 질환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자가면역뇌염은 자가면역 기전을 통해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자가항체에 의해 발생하거나, 항체 없이 염증세포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2007년 대표적인 자가면역뇌염인 nmda 수용체뇌염(nmda receptor encephalitis)이 발견된 이후로, 새로운 항체들이 속속 규명되고 학계에서 질병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새로 진단받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뇌염이 중증으로 나타난 경우 치료 중 사망에 이르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면역치료를 통해 완치까지도 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자가면역뇌염의 진단 기술을 고도화해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기술을 개발하며 완치율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자가면역뇌염도 다양하던데요. 종류별 특징과 구분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a. 자가면역뇌염은 증상에 따라 분류할수도 있고 항체 종류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는데요. ▲변연계뇌염(limbic encephalitis)은 기억력 저하, 경련발작, 정신이상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뇌간뇌염(brainstem encephalitis)은 의식 저하, 운동 기능 저하, 사지강직 증상을 보이고요. ▲소뇌염(cerebellitis) 양상이 발현되는 경우에는 팔다리 움직임과 자세가 불안정해집니다. 원인 항체 종류에 따라서는 nmda수용체 뇌염, lgi1 뇌염, gad항체 뇌염, mog항체 뇌염이 대표적입니다. 항체가 없는 항체음성 자가면역뇌염 (seronegative autoimmune encephalitis)도 전체의 절반이나 차지합니다. nmda수용체 뇌염은 정신이상증상, 기억저하, 언어장애, 팔다리의 이상운동이 있다가 의식저하가 심하게 올 수 있어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lgi1뇌염은 이상행동과 기억저하 얼굴팔다리의 국소적인 경련이 특징입니다. 각각 항체별로 독특한 임상양상을 갖습니다.뇌 기능이 갑작스럽게 소실될 수 있는 자가면역뇌염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q. 자가면역뇌염의 발병 기전을 밝히면서 특히 취약한 유전자가 있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자가면역뇌염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는 걸까요? a. 일반인이 평상시에 자가면역뇌염에 걸릴까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전되는 질병도 아니므로 가족 중에 자가면역뇌염이 있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연구팀에서는 ‘lgi1자가면역뇌염’ 환자들의 90%가 특정한 면역유전자형(hla, human leukocyte antigen drb1*07:01)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유전자형은 일반인의 13%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 유전자형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자가면역뇌염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앞서 말한 ‘lgi1자가면역뇌염’은 자가면역뇌염 중 2번째로 흔한 유형입니다. 이러한 사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자가면역뇌염에 걸렸을 때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면역치료제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가면역뇌염은 기억력 저하, 의식 저하, 경련발작과 같은 뇌 기능 이상 증상이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 제법 빠르게 진행하며 악화하는 경과를 보이는데요. 초기에는 mri 또는 뇌척수액 검사에서도 원인을 짚어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가면역뇌염 원인 항체 검사를 통해 진단되거나, 다른 감염성 원인이 없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 임상적으로 진단합니다. 뇌 질환은 대부분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되는 케이스가 많은데요. 자가면역뇌염은 치료가 가능한 몇 개 질환 중 하나입니다. 초기에 진단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치료한다면 뇌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 자가면역뇌염의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a. 제 연구는 난치성 자가면역뇌염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서 사명감에 하는 일입니다. 자가면역뇌염은 새로 분류된 질병이어서 아직 병리기전이 다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과거에는 치료법이 없다가 다양한 면역치료에 반응하는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 병원 신경과에 입원한 환자 4명 중 1명이 자가면역뇌염 환자입니다.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몰리다 보니 병원에서는 핵심 질병이 된 상황인데요. 진단과 치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가는데, 개별 병원에서 이를 다 수용하기란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환자가 집중된 것으로 보고, 더욱 이 질환에 포커스를 두게 되었습니다.